1. 개요
당구는 흔히 ‘공으로 하는 한 가지 운동’으로 뭉뚱그려지지만, 실제로는 득점 방식·테이블·규칙이 전혀 다른 여러 종목의 묶음이다. 본 보고서는 이 종목들을 무엇을 기준으로 나누는가에서 출발해, 캐롬·포켓·스누커 세 계열의 대표 종목과 그 유행 지역·공 개수·핵심 규칙을 정리하고, 마지막으로 한국 당구가 이 지도 위에서 어디에 서 있는지를 짚는다.
분류의 결론을 먼저 말하면, 당구를 가르는 가장 근본적인 축은 테이블의 생김새가 아니라 ‘어떻게 점수를 내는가’ — 즉 공을 구멍에 넣는가(넣기), 아니면 수구로 목적구를 맞히는가(맞히기) — 라는 득점 메커니즘이다. 이 한 축이 테이블 구조·결과의 객관성·기준의 존재 여부까지 연쇄적으로 결정한다.
2. 분류의 근본 축 — 넣기 vs 맞히기
당구의 모든 종목은 득점 메커니즘에 따라 두 갈래로 갈린다.
• 넣기(포케팅): 테이블 가장자리의 구멍(포켓)에 목적구를 떨어뜨려 득점한다. 들어갔는가/아닌가가 눈으로 확정되는 이산적(離散的) 결과다. 포켓 당구와 스누커가 여기 속한다.
• 맞히기(캐롬): 구멍이 없는 테이블에서 수구로 목적구를 맞혀 득점한다. ‘맞았는가·몇 점짜리인가·쿠션 조건을 충족했는가’가 판정을 필요로 한다. 캐롬 당구가 여기 속한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단순한 룰 차이가 아니라 ‘결과의 객관성’ 차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넣기는 포켓이라는 물리적 장치가 결과를 자동으로 확정해 준다. 반면 맞히기는 그런 장치가 없어, 득점 여부와 가치가 합의와 판정의 영역에 남는다. 뒤에서 보겠지만, 한국 당구장이 캐롬 종목에 화투·끗수·사적 규칙을 끼워 넣어 온 이유, 그리고 누빌이 ‘기준의 부재’를 문제로 지목하는 근거가 모두 이 한 축에서 비롯된다.
아래 표는 이 축으로 정리한 주요 종목 한눈에 보기다.
2.1 주요 종목 한눈에 보기
| 종목 | 계열 | 공 개수 | 주요 유행 지역 | 핵심 규칙(요약) |
| 4구 | 캐롬 | 4 | 한국·일본 | 수구로 빨간 공 2개를 맞히면 득점 |
| 3쿠션 | 캐롬 | 3 | 한국·벨기에·네덜란드·터키·베트남 | 두 목적구를 맞히기 전 쿠션 3회 이상 |
| 보크라인 | 캐롬 | 3 | 유럽·한국·일본 | 구역 제한으로 연속 득점을 억제 |
| 1쿠션 | 캐롬 | 3 | 유럽·아시아 | 쿠션 1회 이상 충족 후 득점 |
| 예술 당구 | 캐롬 | 3 | 국제(소수) | 지정된 묘기 난구 미션을 수행 |
| 8볼 | 포켓 | 16 | 미국·전세계 | 한 그룹(솔리드/스트라이프) 완료 후 8번 |
| 9볼 | 포켓 | 10 | 미국·유럽·아시아 | 낮은 번호 순으로, 9번을 먼저 넣으면 승 |
| 10볼 | 포켓 | 11 | 국제 | 9볼과 유사하되 콜샷이 더 엄격 |
| 14.1 (스트레이트 풀) | 포켓 | 16 | 미국 | 목표 점수까지 득점을 누적 |
| 스누커 | 스누커 | 22 | 영국·중국·영연방 | 빨강·색깔을 번갈아 넣어 점수 누적 |
| 잉글리시 빌리아드 | 스누커 | 3 | 영국·인도 | 캐넌·포팅·인오프로 점수 누적 |
공 개수는 수구(내 공)를 포함한 수다. 예컨대 9볼의 10개는 수구 1 + 번호공 9, 스누커의 22개는 수구 1 + 빨강 15 + 색깔 6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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