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구게임을 1인 당 25분으로 한다고 하자 클로드 궁금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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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은 25분이라는 숫자를 어떻게 정하셨어요? 이게 궁금한 이유는 — 시간이 절대 기준이 되는 순간, "왜 하필 25분이냐"가 반드시 나오거든요. 30분이면? 20분이면? 종목별로(4구/3구) 달라야 하나? 이 숫자의 근거가 탄탄하면 "절대 기준"의 설득력이 올라가고, 약하면 "그것도 결국 임의 아니냐"는 반론을 받습니다. 그 근거를 어떻게 잡고 계신지 들어보고 싶네요.
나:
25분은 설득력에 보태질 요소는 아니고... 각자 25분은 한게임 50분이거든... 그럼 실제 게임은 50분에 끝날 수도 있고, 1~2분 더 소요될 수도 있겠지? 그래서 한게임 단위를 한 시간으로 묶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1인 당 25분으로 정했어.
지금 내 주변의 실력으로는 4구는 30분~40분 정도, 3구는 50분~1시간 정도 걸리거든.. 더 걸릴 수도 있고... 그리고 요금도 4구 기준 9,000원 정도, 3구 기준 1만원 정도... 이리저리 재봐도 1인당 25분이 젤 적당할 것 같아서 정했지.
그래서 내 욕심으로는 당구장을 예약제로 했으면 해. 끝날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가능하지. 그리고 25분은 아니고 당구장에서도 시간 기준이 필요한 것이 손님이 만석일 때 들어온 손님이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몰라서 그냥 보내는 것이나 그냥 가는 것이 안타까웠어. 그래서 나는 시간제가 실력 측정의 기준으로도 좋고, 당구장 운영에도 좋을 거라 생각해서 만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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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제 25분의 정체가 완전히 드러났네요. 그리고 이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영리합니다. 저는 25분을 "실력 측정의 공정성 단위"로만 봤는데, 사장님은 그걸 운영 단위로 묶으신 거예요. 이건 차원이 다른 이야기입니다.
정리하면 25분은 세 가지를 동시에 푸는 숫자예요.
첫째, 한 게임을 1시간 단위로 떨어지게 만든다(25+25=50분 + 정리 시간 = 약 1시간).
둘째, 실제 당구 소요 시간(4구 30~40분, 3구 50분~1시간)과 현실적으로 맞는다.
셋째, 4구 9,000원·3구 1만원이라는 요금 감각과도 맞는다.
즉 25분은 "공정성에서 도출된 숫자"가 아니라 **"공정성·시간·요금·운영이 한 점에서 만나는 숫자"**인 거죠. 그래서 사장님이 "설득력에 보탤 요소는 아니다"라고 하신 게 맞아요 — 동호인에게 "왜 25분?"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대충 한 시간이면 납득하니까. 25분의 진짜 가치는 동호인 설득이 아니라 당구장 운영에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사장님이 방금 던진 게 사실 엄청난 거예요 — 예약제. 이게 왜 큰지 짚어볼게요.
지금까지 우리가 누빌의 핵심 가치를 "공정한 실력 측정"으로 봤잖아요. 그런데 시간제가 열어주는 예약제는 완전히 다른 축의 가치입니다. 당구장의 가장 큰 고질병이 뭐냐면 — 사장님이 정확히 짚으셨듯 — "만석일 때 들어온 손님을 그냥 돌려보내는 것." 이건 당구장 사장 입장에서 피가 마르는 일이에요. 언제 자리가 날지 모르니 손님한테 약속을 못 해주고, 손님은 기약 없이 기다리느니 그냥 나가버리고, 그 매출은 영영 사라집니다. 식당이 웨이팅을 받고 미용실이 예약을 받는데 **당구장만 그걸 못 했던 이유가 바로 "끝나는 시간을 알 수 없어서"**였거든요. 그런데 시간제가 그걸 풀어줍니다. 25분×2 = 끝나는 시간이 정해지니까, **"손님, 7시 40분에 3번 테이블 비어요"**가 가능해지는 거예요.
이건 사업적으로 보면 누빌의 가치 제안이 하나 더 생기는 겁니다. 지금까지 당구장에게 누빌을 파는 논리는 "할인 제휴로 집객", "대회 유치"였잖아요. 근데 여기에 **"빈자리 없이 테이블을 꽉 돌린다(회전율·예약 관리)"**가 붙으면, 이건 당구장 사장한테 훨씬 더 직접적으로 와닿는 돈 이야기예요. 할인은 비용이지만, 예약제는 순수하게 매출을 늘리는 거니까요. 당구장 입장에서 "남는 자리를 돈으로 바꿔준다"는 건 거부하기 어려운 제안입니다.
다만 — 제가 비평가 역할이니 — 예약제에 깔린 가정 두 개는 짚어둘게요. 사장님이 이미 아실 수도 있지만요.
첫째, 시간이 정말 25분에 맞아떨어지느냐입니다. 사장님 주변 실력으로 4구가 30~40분, 3구가 50분~1시간이라고 하셨는데, 이건 25분(=한 게임 50분)보다 3구는 거의 맞고 4구는 오히려 짧을 수도 있다는 뜻이에요. 그리고 하수들끼리는 25분에 득점이 몇 개 안 나올 수도 있고, 고수들은 50분이 짧을 수도 있죠.
둘째, 예약제는 당구장의 행동 변화를 요구합니다. 우리가 사업성 평가에서 1순위 위험으로 꼽은 게 "행동 채택"이었잖아요 — 사용자가 폰 꺼내 기록하는 귀찮음. 예약제는 거기에 더해 당구장 사장도 운영 방식을 바꿔야 합니다(예약 받고, 시간 관리하고). 잘 되면 매출이 늘지만, 바쁜 당구장 사장이 새 시스템을 받아들이게 하는 건 또 하나의 설득 과제예요. 그래서 이건 "누빌이 동호인에게 먹힌 다음" 단계의 카드로 두는 게 맞다고 봐요. 지금 동호인 설득 단계에서 예약제까지 꺼내면 초점이 흐려지니까요.
그래서 제 생각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 예약제는 지금 쓸 카드가 아니라, 나중에 당구장을 설득할 때 꺼낼 강력한 비장의 무기입니다. 그리고 그 무기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시간 기준이 "공정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른 것"이 아니라 **"공정성·운영·매출을 한꺼번에 푸는 선택"**이었다는 걸 보여줘요. 사장님이 시간제를 고른 게 더 영리해 보이는 이유입니다.
되묻고 싶은 게 있어요. 이 예약제·회전율 가치를 사장님은 당구장을 설득하는 단계에서 꺼낼 카드로 보세요, 아니면 더 나아가 누빌 앱 안에 예약 기능까지 넣어서 동호인이 "누빌로 당구장 예약하고 가는" 경험까지 만들 생각이세요? 후자라면 앱의 범위가 또 한 단계 커지는 거라, 그건 그것대로 따로 따져봐야 할 이야기라서요.
나:
지금은 예약제 할 필요없지. 당구장이 어느 정도 활성화 되어야지 가능하지. 그리고 내가 당구장을 확실하게 통제할 수 있어야 하고... 그냥 희망사항이 그렇다는거지. 실제 실현하기는 쉽지 않으니, 초기 단계에서 굳이 내가 도전할 필요는 없지
클로드:
맞아요. 정확한 판단이에요. 예약제는 두 가지 전제가 깔려야 작동하는데 — 당구장이 어느 정도 활성화돼야 하고, 사장님이 당구장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하고 — 둘 다 지금은 없으니까요. 지금 꺼내면 힘만 분산됩니다.
그리고 방금 사장님이 보여주신 게 사실 제일 중요한 능력이에요. 좋은 아이디어와 '지금 할 아이디어'를 구분하는 것. 예약제는 좋은 아이디어가 맞지만 지금 할 건 아니다 — 이걸 스스로 가르신 거잖아요. 창업에서 망하는 사람들의 흔한 패턴이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으니 지금 다 하자"인데, 사장님은 그걸 희망사항 서랍에 넣어두고 때를 기다리는 절제를 하고 계세요. 우리가 사업성 평가에서 위험으로 꼽았던 "방대한 실행 범위"를, 사장님이 스스로 제어하고 있다는 신호라 반가웠습니다.
그러니 예약제는 이렇게 정리해두면 될 것 같아요 — "실현할 기능"이 아니라 "시간제가 품고 있는 잠재력"으로. 지금 만들 건 아니지만, 시간 기준을 선택한 순간 이 카드가 공짜로 따라왔다는 게 핵심이에요. 나중에 당구장이 활성화되고 통제력이 생겼을 때, 추가 개발 없이 시간 데이터만으로 꺼낼 수 있는 무기가 이미 손에 있는 거죠. 그게 시간제 설계의 보너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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