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당구를 강요하면서도 강요처럼 느끼지 않게 할 수 있을까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 때 흔히 이런 조언을 한다.
“기존 방식도 선택할 수 있게 해주세요.”
사용자의 저항을 줄이기에는 합리적인 이야기다.
그런데 누빌에는 이 방법을 적용하기 어렵다.
누빌은 게임 데이터를 이용해 당구 실력을 측정하고, 그 실력을 바탕으로 상대와의 실력 차이를 계산해 핸디를 부여한다.
그러려면 먼저 모든 사람의 실력을 같은 조건에서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한 사람은 15점 목표, 다른 사람은 30점 목표로 기존 방식의 게임을 하고, 또 다른 사람은 동일한 시간 동안 다득점을 겨룬다면 이 데이터들을 하나의 실력 기준으로 묶기가 어렵다.
따라서 누빌이 기존 경기방식과 새로운 경기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허용한다면 사용자의 저항은 줄어들지 몰라도, 누빌이 만들고자 하는 실력의 공통 기준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결국 누빌은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
누빌을 사용한다면 누빌의 경기방식을 따라야 한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사람에게 익숙한 것을 버리라고 하면 저항한다.
특히 당구처럼 오랜 관습이 있는 종목에서 개인별 목표점수제를 동일시간 다득점 방식으로 바꾸는 것은 작은 규칙 변경이 아니다.
경기를 바라보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일이다.
그래서 누빌이 풀어야 할 과제는 단순히 “새로운 게임을 홍보하는 방법”이 아니다.
필수적인 새로운 규칙을 적용하면서도 사용자가 그것을 불편한 강요가 아니라 더 나은 게임을 위한 조건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여기에는 한 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다.
사용자에게 경기방식을 선택하게 하는 것과 누빌을 사용할 것인지를 선택하게 하는 것은 다르다.
누빌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에게 새로운 방식을 강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누빌을 선택했다면 그 안에서는 공정한 실력 측정을 위한 동일한 기준을 따라야 한다.
대신 누빌은 그 대가를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
게임이 끝난 뒤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인 숫자로 확인할 수 있고, 처음 만난 사람과도 적절한 핸디를 받아 공정하게 경기할 수 있고, 자신의 기록과 변화가 계속 축적된다면 이용자는 어느 순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아, 그래서 이 방식으로 치는 거구나.”
혁신은 새로운 규칙을 만드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그 규칙을 받아들이는 순간 비로소 완성된다.
누빌에게 남은 가장 큰 실험도 바로 이것이다.
새로운 당구를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 새로운 당구를 당구인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만드는 것.
누빌은 당구동호인의 고질병이자 당구장 영업 활성화에 가장 큰 걸림돌인 핸디 문제를 해결하는 당구플랫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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