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리지는 득점 능력이 아니라 득점 효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에버리지와 누빌지수는 경쟁 관계가 아니다.
두 지표가 측정하려는 대상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에버리지는 보통 다음과 같이 계산한다.
에버리지 = 득점 ÷ 이닝
이 식이 보여주는 것은 분명하다.
한 번의 공격 기회에서 평균적으로 얼마나 많은 점수를 만들어냈는가.
즉, 에버리지는 득점 효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그런데 지금까지 당구에서는 이 득점 효율을 사실상 득점 능력 또는 당구 실력 그 자체처럼 사용해 왔다.
여기에서 문제가 시작된다.
득점 효율과 득점 능력은 같은 것이 아니다
효율은 주어진 기회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했는지를 말한다.
반면 능력은 일정한 조건에서 실제로 어느 정도의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말한다.
둘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당연히 득점 효율이 높은 선수는 대체로 득점 능력도 높다.
그래서 지금까지 에버리지를 실력의 척도로 사용해도 큰 거부감이 없었다.
능력의 상당 부분이 효율에 의해 설명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두 개념이 같은 것은 아니다.
득점 효율이 높다는 것과 득점 능력이 동일하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그런데 왜 우리는 에버리지를 실력처럼 사용했을까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그동안 당구에는 이를 대신할 만한 실력지표가 없었기 때문이다.
당구에서는 오랫동안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나타낼 공통된 숫자가 필요했다.
그런데 별도의 실력 측정 기준이 없었다.
그 상황에서 가장 객관적으로, 타당해보이는 숫자가 에버리지였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득점 효율 ≈ 득점 능력 ≈ 당구 실력
처럼 사용되기 시작했다.
엄밀하게 말하면 서로 다른 개념이지만, 이를 구분해서 보여줄 다른 지표가 없으니 하나의 숫자에 여러 역할을 맡겨온 것이다.
따라서 에버리지의 문제는 지표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득점 효율을 측정하기 위해 만들어진 지표에 ‘실력 전체를 측정하는 지표’라는 역할까지 맡겨온 것이 문제다.
에버리지와 시간은 출발점부터 다르다
여기서 누빌은 전혀 다른 출발점을 선택한다.
에버리지는 이닝을 기준으로 한다.
그런데 이닝은 경기 전에 동일하게 배분되는 것이 아니다.
경기가 진행되면서 선수의 득점과 실패에 따라 발생하는 경기 내부의 변수다.
잘 치면 한 이닝의 시간이 길어지고, 실패하면 이닝이 짧게 끝난다.
즉,
이닝은 경기 결과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지는 단위다.
반면 누빌지수는 경기 전에 모든 선수에게 똑같은 것을 하나 준다. 시간이다.
누구에게나 25분이다.
초보자에게도 25분, 고수에게도 25분이다.
잘 친다고 시간이 늘어나지 않고, 못 친다고 줄어들지도 않는다.
경기 결과와 무관하게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다.
그래서 이닝과 시간은 출발점부터 성격이 다르다.
이닝은 경기 안에서 만들어지는 변수이고, 시간은 경기 밖에서 먼저 주어지는 공통 기준이다.
같은 시간을 주고, 그 안에서 능력을 본다
누빌이 시간을 사용하는 이유는 단순히 게임 시간을 제한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실력을 비교하기 전에 모든 선수에게 동일한 측정 조건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모두에게 똑같은 25분을 주고, 그 시간 동안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는지를 측정한다.
그 안에서는 득점도 발생하고, 이닝도 발생하고, 연속 득점도 발생하고, 성공과 실패의 패턴도 만들어진다.
에버리지 역시 그 안에서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데이터 중 하나다.
그러나 누빌은 그 하나의 숫자만으로 실력을 정의하지 않는다.
동일한 시간이라는 공통된 토대 위에서 발생한 여러 데이터를 이용해 선수의 능력을 측정하는 것, 그것이 누빌의 출발점이다.
효율을 측정하는 숫자에서 능력을 측정하는 숫자로
정리하면 에버리지와 누빌지수의 차이는 단순히 계산식의 차이가 아니다.
측정하려는 대상이 다르다.
에버리지는 묻는다.
“한 번의 공격 기회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득점했는가?”
누빌은 묻는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시간 안에서 어느 정도의 득점 능력을 발휘했는가?”
에버리지는 당구 실력을 측정하는데 중요한 지표다.
버릴 이유도 없고, 부정할 이유도 없다.
다만 이제는 그 역할을 정확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에버리지는 득점 효율을 나타내는 훌륭한 지표다.
그리고 당구실력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능력을 나타낼 다른 지표가 없었기 때문에 둘을 구분할 수가 없었고 당연히 효율=능력으로 알고 사용해 왔다.
누빌이 만들고자 하는 것은 에버리지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에버리지는 본래의 자리인 ‘효율 지표’로 두고,
그동안 비어 있었던 ‘당구 능력을 나타내는 공통 지표’의 자리를 누빌지수로 채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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